"...선생님 저 취소불가인데요...?"
"그렇다면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아니!! 그걸 미리 말해줬어야 이 싸라마 내가 지금 결제한 게 60만원인데!!!
라고 따지고 싶었다. 사실 그렇게 안내해준 것도 아니고 자비로 먼저 하라고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얼마나 실랑이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
"왜"
"팀장님...(그간 설명) 저 진짜 몰랐어요 ㅠㅠ 아니 제가 결항을 겪어 봤어야 알죠 ㅠㅠ"
"ㅋㅋㅋㅋ그냥 가고 회사에 청구해"
"넵!!!!"
이렇게 해서 아마도 거의 모든 승객이 공항 옆 호텔로 가는 셔틀을 탈 때
나 혼자 우버를 불렀다. 새벽 한 시 가까이 되는 시간이라 공항 문도 닫혀서
택시 기사 한 번에 못올라옴;;
호텔로 가고 있는데
'법인카드 잔액 30만원'
!!!
"매니저님 저 법카 한도 증액 좀요..."
"아 네...돌아오시면 꼭 품의서 써주세요"
가는 길에 대한항공 어플 켜 봤더니
허허 그렇구만
이렇게 의도치 않은 파리에서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호텔이 급하게 예약한 거 치고 매우 좋았다.
이름은 Hotel Bassano. 바싸노가에 위해서 이름이 호텔 바싸노였다.
한국으로 치면 을지로 호텔 이런 건가.
파리치고 생각보다 방이 넓다.
그나저나 혹시 몰라 속옷과 양말을 하나씩 더 가져 왔는데
2박을 하게 될 줄은 몰랐으니 하루는 한 번씩 더 사용해야 한다...
와 예비용 안가져 왔으면 정말 어쩔 뻔!
일단 자자
그런데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오니 새벽 두시가 넘었는데 이 정도까지 피곤해 버리니
오히려 잠이 안오고 말짱해 졌다. 뒤척이다가 새벽 3시 넘어서 늘어지게 늦잠자야지 하며 겨우 잠들었다.
"!!!!!!"
와씨 뭐야!!!!!하우스키핑안해요!!!
오 쏘리 하면서 나감.
아놔 뭐야 하고 폰을 봤는데 오전 8시다!
뭐지 ㅡㅡ 하고 다시 잠들었는데
"!!!!!!"
하 돌겠네 진짜...
오 쏘리 하면서 또 나감.
잠 다 깸.
오전 8시 반이다.
음?
비행기가 당겨졌다...
아놔 숙박비 더럽게 아깝네 진짜.
에이 모르겠다 아침이나 먹자
그냥 꾸역꾸역 밀어 넣고서 방으로 가는데
누군가 급하게 날 부른다.
"미안한데 너가 늦은 시간 체크인하면서 직원이 실수를 했어"
"그래서 뭐"
"너가 있는 층 모든 방의 매트리스를 오늘 모두 교체해야 해"
"....그 말인 즉슨"
"너 방 옮겨야 함"
순간 이거 몰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이 꼬이려니 이렇게 꼬일 수가 있는 건가.
그렇다 아침에 들어온 사람은 청소가 아니라 매트리스 교체하러 들어왔는데
누군가 퍼자고 있던 것이었다.
"정말 미안 대신 룸 더 좋은 곳으로 바꿔 주고 모든 음료랑 바에서 와인 전부 공짜로 줄게"
"됐어 나 오후에 체크아웃 할거임"
!!!
갑자기 뭐라 하더니 더 높은 사람이 옴
"진짜 너무 미안 몰랐다"
"아니 그것때문에 나가는 거 아니고 비행기가 당겨졌음 ㅇㅇ 일단 한 시간 뒤에 방 빼겠음"
"미안 ㅠㅠ"
이미 지나간 건 어쩔 수 없다.
비행기 시간 고려해서 나에게 주어진 파리에서의 시간은 정확히 4시간이었다.
"나 다녀오겠음"
아주 꽉찬 4시간을 보내고 호텔에 돌아왔다.
오 나도 저런 핏 나오면 좋겠다 하면서 사진을 찍고서 방을 들어 갔는데
어?
이게 뭔고 ㅋㅋㅋㅋ
미안하다고 자기들이 줄 수 있는 모든 걸 다 놔뒀다.
저 위에 거는 록시땅 핸드크림 소용량 3종이고 가운데는 초콜렛.
바디로션 록시땅 거 저것도 줬다 개이득.
이번 파리 갈 때 메르시 에코백 사야하나 고민했었는데 그냥 얻었다.
한국인의 정이 있지 나도 그냥 갈 수는 없었다.
받아라 이것이 K디저트다
체크아웃하면서
"침대에 있던 거 나 다 주는 거임?"
"당연 ㅇㅇ 설마 놔두고 왔어?"
"아니 다 챙김. 다음 달에 여기 또 올게"
"너 이름 저장해 두고 오면 너님은 모든 음료 다 무료임 와인도 공짜"
"ㅋㅋㅋ알았음"
나중에 들어 보니 어느 정도 관리가 되는 호텔은 본인들이 실수를 하면 절대 사후 컴플레인이 들어오지 않도록
반드시 그 이상의 케어를 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역시 호텔은 좋은 곳으로 가야 한다.
근데 다시 예약안했다 ㅋㅋㅋ 어차피 와인 별로 안좋아함.
이제는 뭔가 익숙해져 버린 파리 공항.
미국갈 때는 발에 치이는 게 모닝캄인데 유럽에서는 생각보다 이점이 있다.
그리고 그 책임자를 둘러싼 많은 인파들.
너무 궁금해서 가서 한 분에게 여쭤봤다.
"저기 혹시 왜 기다리시는 거에요?"
"저 분 명함받으려구요"
"명함은 왜요?"
"나중에 비용 청구하려구요"
"????아네..."
그렇다 어제 한국인 직원을 요청하신 분들도 결항으로 인한 각종 비용을 보상을 요청하고 싶었으나
현지 직원들에게는 불가능하니 그렇게 찾았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비용은 보상이 전혀 되지 않고 저 담당자분도 비행기 뜨면 그 이후엔 휴대폰 끄고 잘 거 같다.
다만 본인들 기체결함으로 인한 결항은 가능한 모든 부분을 책임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나마 출장이라서 부담이 적어서 그렇지
개인여행왔으면 일단 불필요한 휴가를 더 사용해야 하니 정말 개빡쳤을 거다.
그건 그거고 택스리펀은 받아야지.
전에는 택스리펀 정말 복잡하고 길도 길었던 거 같은데 아무도 없고
그냥 기계에 스캔만 하면 끝이었다. 대박!
익숙하다 못해 포근함이 느껴지는 면세구역
드디어 가는 구나 ㅠㅠ
가자!!
'Trip, travel > 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Twerd Klony in Europe #14 파리 향수 탐방기 (3) | 2024.03.15 |
---|---|
Twerd Klony in Europe #13 파리 (0) | 2024.03.15 |
Twerd Klony in Europe #11 비행기가 결항되었습니다_1 (0) | 2024.03.12 |
Twerd Klony in Europe #10 런던에 머물다 (1) | 2024.03.12 |
Twerd Klony in Europe #9 런던 먹거리 탐방기 (0) | 2024.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