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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 travel/2024

Twerd Klony in Europe #2 프랑크푸르트 그리고 독일인

by Twerd Klony 2024. 3. 9.
In Frankfurt

도착하자 마자 마신 맥주.
라거 좋아한다니까 그럼 필스너지~라고 주문해 주심
 

가장 익숙한 음식을 위해 주문한 슈니첼.
역시 슈니첼은 오스트리아가 짱이다. 독일은 그냥 슈니첼 안팔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 식사를 기점으로 거의 5일 내내 감자튀김 먹은 듯.
 

다음 날 점심.
대체 저 햄 두 조각과 계란 후라이로 어떻게 식사를 하지?
신기한 곳이야 정말. 저 가격이 2만원이 넘는다.
너무 짜서 다 못먹었는데 같이 드신 분은 더 짠 거 다 드심. 역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물 한 병에 6천원이 넘는 미친 물가.
 

뭐가 유럽같은데 살짝 자세히 봐야 유럽이라는 걸 알게 하는 동네풍경
 

안되겠는지 같이 일정 보내는 분께서 동네 근처에 있는 성을 가자고 하셨다.
 

오~...
 

그래도 그 동안 눈에 들어오는 것 보단 훨씬 낫다.
 

가장 유럽답게 찍은 사진.
여기가 성 안 마을의 가장 가운데다.
성 안의 커뮤니티 안에서 직업별로 한 곳씩 있었고 그 직업이 현재의 독일의 성씨가 된 거라고 하셨다.
 
 

한국인이라면 스벅에서 주문할 음료는 딱 하나
 

먹다가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보니까 저게 그 날의 첫 끼였다.
저 때 시간이 오후 6시였는데 꺅꺅꺅.
 
미팅하는 곳 가는 데에 3시간 반이라 오전 8시까지 체크아웃하고 나와야 해서 아침 못 먹고
가는 길에 고속도로 공사 중이라서 우회하느라 30분 늦고
고객님께서 궁금하신 게 생각보다 많아서 미팅이 30분 더 길어져서 점심도 못 먹었다.
커피 한 잔과 차에서 먹은 바나나가 전부라니 얼탱이없어서 실성한 것 처럼 낄낄 웃었다. 낄낄낄
덕분에 런던 도착해서는 거의 몸이 녹아 내리는 느낌이었음. 
 

화장실에서 소변보고 손 씻는데 센서가 작동안해서 아놔 뭐지 안씻고는 못나가는데 하고 있는데
사진 속의 안경 쓴 엉아가 갑자기 "여기" 하면서 깊숙한 곳을 가리켰다.
ㅇ.ㅇ!! 때, 땡큐!! 하고 나왔다 띠용.
 

About German

그동안 독일은 거쳐 가는 일정으로만 머물렀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3일 동안 독일회사에서 근무하는
독일인들과 미팅해 보았다. 누군가를 판단하기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탐구하기 좋아하는 성격상 자연스럽게 공통적인 특성을 느낄 수 있었다.
몇 개 나열했지만 결국엔 일맥상통하고 핵심은 3번인데 당연히 보통 그렇다는 거지 모두가 그렇진 않다.
 
1. 어떤 영역이든 규칙이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함. 반대로 그 규칙으로 형성된 체계 안에서 엄청난 역량을 발휘한다.
2. 그들의 성향과 부합하는 기초과학이나 기초화학은 당연히 전세계에서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을 가지고 있다.
3. 유럽의 문화가 본인의 업무를 명확하게 설정하고서 그 업무만 해야 하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업무 외의 업무를 하면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면서 연봉협상을 다시 하는데
    독일인들의 경우 그 업무의 범위가 좁을 수록 깊게 파고든다. 즉 스스로 본인의 업무영역에 있어
    전문성과 역량을 (규칙과 함께) 배양한다. 몇 번 말해보면
    아 이 사람에게 어설프게 말 할 바에는 그냥 모른다고 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기서 한국인들과 차이점이 드러나는데
    독일인들은 업무 범위가 좁으면 그만큼 깊게 파고 들고 반대로 넓으면 멘붕이 와서 못한다.
    이에 반해서 한국인들은 범위가 좁으면 그냥 꿀빨고;; 반대로 업무영역이 넓어도 좁은 경우와 비슷하게 해낸다.
    이상하게 업무영역이 계속 넓어져도 다 해내는 신기한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의 업무를 좁게 설정할 만한 여력이 되는 기업수준에서는 독일이 우위고
    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업들은 킹한민국의 위엄을 보여준다.
 
이렇게 정리해서 독일에서 30년 가까이 거주하고 계신 분한테 맞냐고 하니까
정확하게 봤다고 하셨으니 검증받았다.(뿌듯)
 
여기서 또 한 가지 든 생각이 그럼 한국과 독일이 결합하면 두 가지 변종들이 나오는데
 
첫 번째는 업무가 좁으면 꿀빨고 넓으면 멘붕이 오는 민폐덩어리와
두 번째는 업무가 좁으면 파고 들고 넓어도 해내는 괴물이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저 두 유형의 사람들과 모두 같이 일해 봤는데
전자는 어떤 형태든 살면서 안만나길 빌어야 하고
후자는 명절 때마다 인사드리는 게 좋다.    
 
희한하게 전자는 스스로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죽을 때까지 본인의 문제점을 절대 모를 거 같고
후자는 안그래도 되는데 매우 겸손하다. 이래서 세상은 악인이 승리하나 보다. 
 
여담이지만 독일인들이 검소한 게 아니라 그냥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다고 한다.
세금이 미친 수준이라 1년에 여행비용 빼고는 사치를 할 수 없다고.
근데 검소하다는 것이 그들의 소득수준에 비해서 검소하다는 거니까
GDP 순위 손가락 안에 드는 국가의 국민을 10위권 국민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불상사는 없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