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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pinion

비행기 좌석은 어디까지 젖혀도 되는 걸까

by Twerd Klony 2023. 10. 25.

얼마 전 기차와 버스에서 좌석을 뒤로 젖히는 걸로 인한 갈등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되었다.
비행기나 기차, 그리고 고속버스에서 좌석을 어느 정도 젖혀야 하는 건 잊혀질 만 하면 등장하는 주제로
의견이 상당히 팽팽하게 갈린다.
일단 나는 이게 갈린다는 것도 의아했는데 지인들 중에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일단 가장 큰 논란이 되었던 버스 민폐녀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나오는 좌석의 수준은 정상이 아니다.
고장이 났거나 모종의 이유로 고장을 내어서 원래보다 더 젖히게 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등버스를 타도 그렇게까지 젖혀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그 영상에서의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고 그렇다면 뒷사람이 아예 앉을 수가 없기 때문에 올려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아래 내용은 버스와 기차는 제외하고 오직 비행기에만 해당된다.
사실 버스와 기차도 동일하다고 생각되는데 이건 비행기와는 다르게 일종의 필수적인 대중교통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외했다. 
 
결론부터 말해서 비행기에서 좌석을 최대로 젖혀도 되는가?
당연히 가능하다.
 
반대하는 입장의 의견을 들어 보면 최대로 젖히면 뒷사람이 불편하니까 그건 매너가 아니다라는 건데.
대체 불편하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착륙시와 식사 때는 본인이 말하지 않아도 승무원이 좌석을 세워야 한다고 한다. 
최대로 젖히면 안된다면 그럼 어디까지 젖혀야 하는 것인가.
그럼 잘 때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잘 때는 젖혀도 되는데 그럼 뒷사람이 뭐 하는 거 보고 자라는 건가?
 
집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명확한 규정 일관성이다.
뒷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느 정도까지 불편할 지 모르는데 어떻게 하라는 걸까.
물론 본인의 상황에 따라 양해를 구할 순 있지만 그건 절대 뒷사람의 권리가 아니다.
 
이 말에 대해서는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규정화하는 건 불가능하고 세세한 부분은 서로 간에 배려하면서 맞춰가면서 살아야 한다고 하더라.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규정화 하는 건 불가능해도 항공기 내에서 모든 부분은 규정화 가능하다.
그리고 그렇게 서로 간의 배려의 정도를 정한 것이 좌석이 젖혀지는 수준이다.
 
만약 본인은 덩치가 커서 뒤에서 젖히면 너무 불편하다면
 

 
비지니스 좌석을 구매하자. 그럼 앞에서 180도로 누워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다.
애초에 덩치가 크면 좌석을 젖히는 게 문제가 아니다. 무릎에 앞좌석에 닿을 건데.
 
그럼 결국 있는 사람들만 편한 거 아니냐, 없으면 그런 불편을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냐라면
 
그렇다. 해외 여행은 필수재가 아니다. 오히려 사치재에 가깝다.
해외 공항의 경우 비지니스 좌석은 보안검색도 Fast track으로 따로 하는 곳도 있다.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로 움직여 지는 곳이 항공업계니까 열심히 마일리지를 모으던지 아니면 열심히 돈을 모으자.
 
난 이게 왜 찬반의 대상이 되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약 좌석 간의 넓이가 도저히 비행을 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건 항공사에 말해야지 손님들 간에 싸울 일이 아니다.
그리고 좌석 간 넓이가 심각하게 좁은 곳은 전부 저가항공사이다. FSC를 이용합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이런 갈등이 정말로 심각해 진다면 항공사는 뒤로 최대한 젖힐 수 있는 권리를 유상 옵션으로 설정할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대학에서 관련 설문을 시행한 적이 있다.
좌석이 저렴해 질 리는 없고 티켓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누가 손해인지는 자명하지 않을까.
 
 
이 같은 갈등과 대립이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건지 궁금해서 구글에서 영어로 찾아 보니
 

외국도 똑같더라.
외국은 한술 더 떠서 Knee Defender라고 해서 앞좌석이 일정 수준이랑 뒤로 젖히지 못하게 고정시켜 버리는 것도 판매하더라. 당연히 그런 거 썼다간 승무원으로부터 규정설명과 함께 속으로는 욕을 할 것이기 때문에 괜히 돈 버리지 말자.
 
그리고 온라인에서나 팽팽하지 현실에서 그런 갈등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물론 여행카페에서 보면 그런 글들이 종종 보이긴 하지만 여태까지 비행기를 타면서 뒷사람이 말 건 경우는 딱 두 번 밖에 없었다. 한 번은 자리 바꿔 달라는 거였고 나머지 한 번이 좌석 젖히지 말아달라는 거였다.
 
팔을 톡톡 건드리길래 네? 했더니 자기 맥주 마시는데 불편하다고 좌석 젖혀 달라는 아재였다.
저 자야 하는데 불편하시면 승무원에게 말씀하시라고 하고 무시하고 잤더니 뒤에서 궁시렁 궁시렁 댔다.
결국 이런 거 불평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신체적인 이유나 비행의 장애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냥 본인의 편의다.
아니 그럼 이코노미 좌석이 얼마나 편하길 바란 건지 모르겠는데 장거리가 아닌 이상 5-7시간 그거 못버티면 문제있는 거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 중에는 상식의 범위에서 꽤나 멀어져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엮이지 않는 게 최선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이 하기를 추천한다.
 
1. 한 번에 젖히지 말고 두 세번에 나눠서 조금씩 젖히자.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이 어찌됐든 갑자기 확 내려오면 기분이 상할 수 있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자기 기분 상하면 다 필요없는 사람들을 괜히 자극할 필요는 없다.
 
2. 만약 올려달라고 요청하면 별다른 말 하지 말고 승무원에게 말하시라고 하자.
그럼에도 난리치면 승무원을 부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