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수비수를 넘어서 '월드클래스급' 수비수로 인정받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가 있다.
1. 가속붙은 공격수와의 1대1 상황에서 막아 내는 능력
2. 빌드업
3. 예측 수비
이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예측 수비다.
수비수라는 포지션에서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 와야만 할 수 있는 게 바로 예측 수비인데
그런 예측 수비를 한 경기에서 밥 먹듯이 하는 선수가 있다.

티아고 실바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 지는
25세 이상 영입불가와 30세 이상 선수들 정리라는 축구 역사상 길이 남을 머저리같은 정책을 펼친
보그발리조차 실바만큼은 예외였다.
사실 워낙 이피엘 위주의 한국 해축판에서 AC밀란과 PSG에서 전성기를 보낸 티아고 실바는
그냥 축구 꽤나 잘하는 거랑 김유정 닮은 선수로 많이 알려 졌다.
때문에 그가 라모스에게 밀려 말년을 보내러 첼시에 왔을 때 많은 팬들이 기대 반 우려 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몇 경기 적응 후에 보여준 퍼포먼스는 거의 경이로울 정도.

아이코 잘못 가져왔네.

롱볼 정확도도 좋고
181cm라는 센터백으로서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공중볼에도 강점을 보인다.
얼마 전 웨스트햄전 미친 서전트 점프가 잊혀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티아고 실바가 가진 최고의 장점은 바로 예측 수비.
예술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티아고 실바의 예측 수비는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한 경기에서 감탄이 나오는 수비를 몇 번씩 보여 줄 때
첼시팬들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 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실바가 첼시와 작별을 고하고 고향인 브라질로 돌아 간다.
문제는 만40세를 바라 보는 노장의 공백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원래 1년만 뛰려고 했던 계획과 달리 실바는 4년 동안 거의 혹사 수준으로 뛰었다.
이번 시즌 신체 노화로 인해 공격수를 놓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늘었음에도 팬들이 뭐라고 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첼시는 포스트 실바를 준비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입만 하면 드러 눕는 유리몸들과 뇌까지 근육으로 되었나 싶은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되어
실바가 빠진 경기는 위기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었다.
현재 첼시에는 커멘더형 선수가 없다.
즉 실바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열살이 넘게 차이나는 어린 선수들과 실바 사이에 중간다리 와 실바 이후에 수비진의 리더 역할을 해줄 베테랑이 없다.
놀랍게도 첼시에는 그에 적합한 선수가 '있었다'.

난 지금도 쿨리발리를 어렵게 영입해 놓고 한 시즌만에 사우디로 팔아 버린 결정을 이해할 수가 없고
보드진에 이단 옆차기를 날리고 싶다.
저 때 선수단 정리 잘했다는 평가 나올 때 개탄스러웠다.
그리고 잘 팔긴 뭘 잘 팔아 40M에 사서 23M에 팔았다. 17M은 감성값이니?
첫 모습은 아쉬웠지만 점점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시즌 말미에는 나폴리에서의 괴물 수비수의 모습이 조금씩 보여졌고 본인도 의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그런 베테랑을 팔아 버리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이

이 친구다.
바디아실이 좋은 자원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첼시의 수비진은 죄다 어리다.
90분 내내 잘하더라도 한 번의 실수가 곧 실점위기로 연결되는 수비의 경우 경험이 매우 중요하고
팀에 베테랑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첼시는 어린 선수'만' 영입했다.
보드진의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바닥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바디아실의 경우 영입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리그 내로 임대를 보냈어야 한다.
그리고 쿨리발리를 중심으로 디사시와 콜윌, 포파나에 백업 찰로바로 실바 다음 세대를 준비했어야 했다.
디사시 콜윌 찰로바 포파나 바디아실 이렇게 중앙 수비만 다섯인데 전부 어린 선수들이다.
이들이 이번 시즌처럼 다음 시즌에 누워도 문제고 모두 말짱해도 문제다.
대체 어린 축구선수들에게 출전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아는 지 모르겠다 런던가서 시위하고 싶다.
이렇게 어린 선수들로만 수비를 구성해서 성공하려면 감독이 수비전술을 잘 짜야 한다.
필자의 글을 본 분들이라면 이제 무슨 말이 나올 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아 저 녀석이 하드웨어만 있고 소프트웨어가 없구나 라는 판단이 들었다면
이 선수의 롤을 명확하게 한정 짓고 그 롤의 조합으로 수비의 공백이 없도록 전술을 짜야 한다.
장담하는데 투헬이었다면 현재 바디아실도 1인분은 하고 있을 것이다.
투헬 시절 찰로바가 1인분은 충분히 했다는 점을 상기해 보자.
찰로바는 본인이 할 줄 아는 건 열심히 잘하고 못하는 건 정말 못하는 매우 정직한 친구다.
본인은 아직도 백업선수로서 찰로바는 매우 훌륭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주전과 백업은 분명한 구분이 되어야 한다.
전문 센터백을 주전급으로 4명 이상 운영하는 팀은 없다. 애초에 유지가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잘하는 것만 하도록 전술을 짜는 건 감독의 몫이다.
하지만 첼시에는

존재만으로 상대팀의 전술을 무력화 시키는 포토템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건 불가능하다.
수비 못하면 전부 선수 니 놈들의 탓이다.
돌고 돌아 경질이지만 결국 다음 시즌 첼시는 실바 없는 수비진을 안정화 시켜 줄 감독이 아니라면
중원에서 볼 뺏기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수비를 자주 볼 것이다.

고생하셨습니다 캡틴.
말한 대로 언젠가 꼭 첼시로 돌아 와서 팀을 이끌어 주세요.
'Football, spor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부임. 감사합니다 FA. (0) | 2024.10.16 |
---|---|
첼시의 재앙이 될 포체티노의 유임 (0) | 2024.05.06 |
이번 시즌 첼시팬들을 힘들게 하는 세 가지 (1) | 2024.04.21 |
라비아 오피셜 : 이번 시즌 첼시의 베스트 11은 (0) | 2023.08.19 |
카이세도 오피셜 : 기왕 왔으니 잘 하자 + 라비아 영입 임박 (0) | 2023.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