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감독은 크게 두 가지의 부류가 있다.

펩과 클롭으로 대표되는 전술가형 감독과

흔히들 '해줘형'이라고 부르는 관리형 감독. 대표적으로 안첼로티 감독이 있다.
두 유형의 가장 큰 차이는
전술가형 감독은 본인의 전술에 선수를 맞추고 관리형 감독은 선수에 전술을 맞춘다.
참고로 선수단 관리 능력은 유형에 상관없이 축구감독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관리라는 단어 때문에 전술가형 감독은 전술에만 집중하고 관리형은 선수단 관리에 보다 집중한다고 보여질 수 있는데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전술가형 감독이 현대 축구 트렌드에 부합하고 리드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실제로 모든 조건이 갖춰 졌을 때 고점은 전술가형 감독이 더 높은 건 분명하지만
11명의 선수들이 짜여진 각본처럼 정해진 롤을 매번 유지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 전술가형 감독은 장기전인 리그에서 힘을 발휘하고 극강의 경기력을 보여 주지만
변수 덩어리인 챔피언스 리그와 같은 토너먼트에서는 생각보다 맥없이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현역 감독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첼시팬이라면 아직도 화가 나는 바르샤 시절 6관왕 외에
챔스에서 계속 고배를 마셨던 것도 이러한 맥락이고 지난 시즌 역시 루가놈이 트롤짓만 안했으면 인테르가 우승했을 것이다.
반대로 관리형 감독은 잘해도 선수빨이라며 평가절하되지만 위기 상황에서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토마스 투헬이 대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투헬은 전술가형이면서 상대팀 전술과 선수단에 따라 거의 모든 경기에 전술을 수정하는 하이브리드형 감독이다.
물론 특유의 게눈깔스러운 선수안목과 외골수적인 성정 때문에 그 장점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지만
투헬의 단점을 보완해줄 파트너가 있다면 이 사람의 역량은 눈부실 것이다.
그리고 그 장소가 첼시가 될 '뻔' 했다.
서두가 길었다.

그렇다면 이 인간은 어떤 유형의 감독일까.
모두가 알고 포치 본인도 알 듯이 관리형 감독이다.
즉 선수단에 맞는 맞춤형 전술을 구사하고 부상과 같은 이탈이 생겼을 때 이에 맞는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냥 '해줘'만 시전한다.
해줘형이라는 것이 선수 개개인의 장점이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건데
진짜로 그냥 해달라고 하고 있다.
덕분에 첼시는 1조를 쏟아 붓고도 9위로 시즌을 마무리할 거 같아 경질쪽으로 굳어 졌는데
최근에 토트넘과 웨스트햄을 잡으면서 급격하게 한 시즌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경기로 일희일비하는 것이 축구보는 맛이라지만
필자가 장담하는데 다음 시즌에도 포체티노와 함께 한다면 첼시는 이적시장에서 또 호구로 쿨거래한 후에
유로파권에서 챔스를 바라보는 선에서 끝날 것이다.
그게 과연 첼시라는 구단이 지향하는 바라면 할 말이 없지만 적어도 그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저 바베큐 전문가를 유임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적어 보면
1. 토트넘과 웨스트햄 2연승은 상대팀이 못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시즌 초 10경기 무패 이후 토트넘은 전술이 파훼당하면서 꾸준히 하락세이고 웨스트햄은 그 동안 몇 년 동안 봐온 경기들 중에 최악이라고 할 만큼 공수간격이 엉망이었다.
즉 첼시의 경기력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그냥 상대방이 공간을 거의 내주듯이 해줬기 때문에 마두에케는 거의 드리블 연습장처럼 잔디를 뛰어 다녔다. 팀 경기력이 살아났다고 하려면 적어도 상대방도 경기력이 정상일 때 맞붙어서 박살을 내야 한다.
하락하는 주식에도 일시적 상승은 있다. 그거 보고 반등이다! 하면 안된다.
2. 개선점이 없다.
이게 가장 큰 이유인데 적어도 유능한 감독이라면 선수단의 문제점을 파악해서 개선점을 도출하는 데에 아무리 늦어도 반 시즌 이상 소요되어서는 안된다. 단 한 경기만에 수비라인을 안정화시킨 투헬까지 안가도 콘테만 하더라도 단 3경기 털리고 나서 해법을 찾았다.
감독의 능력과 역할은 이런 것이다.
부상자를 떠나서 한 시즌이 다 지나가는 데도 전술적 변화도 없고 뚜렷한 중원 조합도 없다. 그냥 냅다 갤러거 3선 박고 엔조 2선 박고 안되면 돌리고만 있다.
저 인간이 기다려 달라는 이유는 명확하다. 당연히 모든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하고서 그라운드 풀어 놓고

팔머야 해줘!!!!!!
하면 경기력이야 당연히 오를 거다. 그리고 그게 끝이다.
적어도 관리형 감독에게 시간을 주고 기다려 주기 위해서는 현재 선수단의 조합으로 해법을 찾아 가는 모양세가 나와야 한다. 지금 상태로는 다음 시즌에 상대팀은 팔머 집중 견제할 거고 그럼 또 선수 사달라고 할 거다.
놀라운 점은 포체티노의 세부전술없이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건 토트넘때도 그랬고 PSG에서 똑같았다.
저 인간은 항상 똑같았다. 저런 인간을 선임한 것이 잘못이다.
3. 버르장머리가 없다.
이건 몰랐던 모습인데 인터뷰 내용을 보면 연봉을 받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고 있다. 일단 본인을 펩클롭, 그리고 아르테타와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자신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불평하는 것도 사실 이해가 안되지만 이건 파이팅을 위해 그렇다 치더라도
축구에서 전술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고 선수단 동기부여가 자기 역할 아니라고 한 말은 충격적이었다.
그럼 본인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지? 바로 나 포치라는 존재 그거면 된 것일까.
심각한 인지부조화와 현실파악을 못하는 모습이 빡치게 한다.
축구 잘 아는 사람들은 자기 비판 안한다는 모습보고 잭슨과 아주 찰떡이겠다 싶었다. 둘이서 틱톡이나 찍어라.
현지 여론은 그렇게 나쁘지 않던데?
뻥글 특유의 자국우선주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 동네는 다른 리그에서 아무리 잘해도 리그 적응이 필수이며 홈그로운이면 기본 2-30M이 올라가고
그 어떤 성공보다 이피엘에서의 성적을 유달리 높게 쳐주는 곳이다. It's coming to Rome~
즉 토트넘으로 리그 우승을 할 뻔 한 것과 챔스 우승을 할 뻔한 것을 다른 리그의 우승보다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다.
제3자가 보면 얼탱이 없을 지 언정 현지 여론은 그럴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혹시 지구 반대편의 우리가 포치의 진면목을 모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안해도 된다.
대안은 있는가?
솔직히 어지간한 감독 데려다 놔도 포체티노보다 잘 할 것이다.
다른 감독이 와도 더 못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확실한 똥차를 계속 타고 다니는 건 매 시즌 경쟁하는 구단으로 옳은 결정일까. 물론 필자도 과거 로만 시절 잦은 감독 교체를 좋아 하지 않았다.
다만 그건 잘하던 감독이 잠깐 못한다고 경질하는 걸 싫어 했을 뿐이지 원래 못하는 사람이 못한다고 놔두자는 게 아니다.
돈 많다며?

오시멘에 120M 쓰지말고 제발 돈 발라서 데려 오자.
투헬 2기가 어렵다면 현 첼시에 가장 이상적인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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