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ip, travel/2023

첫 해외출장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Twerd Klony 2023. 7. 29. 23:01

 

나의 첫 해외 출장지는 입사 1년차에 일본이었다.

신입사원이던 내가 아는 건 정말로 1도 없었는데

사수가 교육차원으로 데려가겠다고 했고 팀장이 승인해 주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 땐 가능했다.

 

문제는 일본 담당이 된 것도 입사지원서에 일본어 초급 수준이라고 해서 인데 이게 사실

수능 때 제2외국어를 일본어로 했어서 그냥 그렇게 넣었다.

뭐 히라가나 읽을 수 있으면 초급맞잖아! 일단 입사는 해야지. 몰라 배째! 했는데 배 째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암튼 여행도 아니고 일본어라고는 아리가또 고자이 마쓰 밖에 모르는 애가 출장에서 할 수 있는 건

2박 3일 동안 자본주의 미소만 띄우면서 술 마시는 거 밖에 없었다.

 

아직도 기억에 나는 건

고객과 명함을 주고 받을 때 절대 고객보다 먼저 명함을 받으면 안되고

고객사 들어갔을 때 캐리어 끄는 소리 조차 내면 안된다고 해서 그 무거운 걸 들고 다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해야 하는 건 전세계에서 일본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일본이 아닌 지역을 담당하면서 1년에 3-4번 정도 해외출장을 약 6년동안 다니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출장은 여행과는 다르며 준비해야 할 것도 다르다.

그렇다고 아예 다르지도 않다.

해외출장의 경우 회사 입장에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당연히 사전에 준비사항을 관리해 주겠지만

그럼에도 혹시나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혹은 첫 해외출장을 앞두고 관련 글을 찾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는 분께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해서 정리해 보았다.

 


 

1. 출장은 부담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출장비용이 200만원이라면 적어도 출장자는 그 비용에 준하는 성과를 얻도록 해야 하며

시장조사가 목적이라면 외부업체에 그만한 비용을 줬을 때 나오는 레포트 이상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물론 비지니스라는 것이 맘대로 되는 것 하나 없는 것들이라 어떤 경우에는 성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목표를 가지고 미팅에 임하는 무게감이 달라야 한다.

뭐 본인의 포지션이 갑이라면 부담없어도 된다. 부담은 상대방이 대신 가져줄 테니까.

 

2. 빈 손으로 가지 말자.

상대방 입장에서 출장자는 멀리 해외에서 부터 온 손님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환대를 해주기 때문에 출장자 역시 선물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 어차피 회사 돈이다.

선물은 일반적으로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 좋지만

요즘은 외국에서 못구하는 한국제품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냥 한국 브랜드 화장품, 홍삼, 다과 중에 선택하면 되며

화장품의 경우 저가 브랜드를 선물하면 잘못했다간 역풍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항상 설화수를 샀다.

다과의 기준은 너무 저렴하지 많으면서 지나치게 부피가 크지 않으며 그렇다고 구성물이 부실하지 않아야 하는데

놀랍게도 면세점 가보면 그런 게 있다. 주로 중소면세점에 그런 것들이 꽤 있다.

대만 갈 때는 붕어빵 사갔는데 입국심사 때 해산물인줄 알고 검역관이 따로 부른 적도 있었다. 

 

3. 현금은 꼭 챙겨 가야 한다.

요즘 트레블월렛 좋고 잘 쓰고 있지만 출장 중에 뭐 해야 하는데 왜 카드 안되지 했다간. 껄껄껄

경험이 쌓여서 해당 국가에서는 카드만으로 된다는 확신이 있으면 몰라도 그냥 어지간 하면 가져가자.

 

4. 모든 이동은 반드시 여유있게

출장에서 분실만큼이나 최악의 경우가 비행기 같은 이동시간 안맞아서 일정 다 꼬이는 거다.

또한 출장의 경우 비행기, 기차이용을 위해 대부분 차량으로 이동하는데

이거 구글맵 믿었다간 골로 갈 수가 있다.

적어도 이동관련해서는 변수가 없어야 한다.

교통체증까지 고려해서 여유있게 스케쥴을 짜자.

생각보다 외국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교통체증이 종종 발생한다. 걸어서 15분 차량으로 20분

 

5. 소지품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개인여행의 경우는 보통 사전에 많이 알아 가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낯선' 일정을 보내기 때문에 경계심을 가지고 있는데

생각보다 출장의 경우 낯선 곳에서 '익숙한' 일정을 보내게 되면서 긴장을 놓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고 한국과 비슷하게 행동하게 된다. 거기에 술까지 마시면 캬.

필자의 경우 유럽에서 카드지갑으로 자리를 맡아 놓은 적도 있다 하하핰.

같이 있던 직원이 뭔 이런 놈이 다 있지 하며 보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6. 빈 손으로 돌아가지 말자.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정도를 떠나서

누군가는 빈 자리를 백업해줘야 한다.

그 분들께 답례를 위해 작은 먹을 거리라도 사가자.

뭘 사야 할 지 모르겠다면 그냥 면세점에서 초콜렛 사면 된다.

물론 안사간다고 욕하지 않겠지만 어떤 이는 할 수도 있다.


아마도 해외 출장이 처음이라면

Business trip에서 Business보다는 Trip의 의미가 좀 더 클 수 밖에 없을 거다.

그러다 한 3시간 미팅한 후에 술마시고서 호텔방 들어가면 집 생각이 절로 날 수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소중하고 중요하다.

문제없이 잘 일정 마무리하면서 본인의 성장과 성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