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pinion

배우 이선균 사망 : 잘가요 나의 아저씨

Twerd Klony 2023. 12. 28. 23:24

마약투약의혹으로 조사받던 배우 이선균이 번개탄을 피워 자살로 인생을 마무리 했다.
긴 무명시절 끝에 연달아 히트작을 내며 승승장구 하던 배우의 끝은 비극이었다.
 

사망 기사가 나오고 나서 정말 놀랐고 모든 커뮤니티들은 이선균 관련 소식과 책임소재로 많은 공방이 오갔다.
나름 인터넷 짬밥으로 디스패치 기사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고 판단은 디스패치 기사 이후로 미뤘다.
역시나 오늘 디스패치 기사가 나왔고 아마도 대중이 알 수 있는 가장 상세한 내용들을 알 수 있었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알권리 논쟁은 매우 오래된 주제이고 사실 답이 없다.
왜냐면 이 대중의 관심이라는 것이 좋을 때는 도파민을 끝도 없이 올리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높이 올라갈 수록 떨어질 때 아픈 법인데 이 모든 것이 결과론적이기 때문에 무엇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확실한 건 개인방송이 꾸준히 성장하는 시대에서 조금이라도 유명한 사람의 사생활은
사이버렉카들의 최대 먹이감이라 앞으로도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않을 거 같다.
 


난 가수나 배우의 경우 그들의 사생활과 직업은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돌의 나라 대한민국 정서상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래야 한다.
그들이 뒤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건 그건 자기의 삶이고 그게 불법이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지
그 심판의 주체가 대중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선균은 아마도 완전히 벗겨진 채로 내던져진 기분이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본인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모두 본인을 욕할 것이다.
100억 수준의 엄청난 위약금을 감당해야 한다.
마약은 음성인데 이미 그건 중요한 게 아닌 게 되어 버렸다.
 
벼랑 끝까지 몰렸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럴 때 버티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가족인데 그럴 수도 없다.
 
이선균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분명히 잘못했고 그 동안 쌓아올린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었다.
그렇다고 그가 죽을 만한 잘못이 아니라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거 같다.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유명인들의 경우 대부분 공통점이 굉장히 주관이 뚜렷하다.
그리고 사회적 이미지들이 매우 좋다. 그렇기에 이미지의 추락은 커리어의 몰락을 의미했다.
곤조 하나로 살아온 유명인에게 커리어의 몰락은 인생의 종말이나 다름 없었다.


난 배우 이선균을 굉장히 좋아했다.
커피 프린스에서부터 그가 나온 작품들은 일단 보려고 했다.
짜증내는 연기는 정말 범접할 수 없는 원탑이었고, 쩨쩨한 로맨스와 끝까지 간다, 그리고 검사내전에서의 연기도 좋았다.
그리고 최고는 당연하게도 나의 아저씨였고 아직도 미스터 션샤인과 함께 인생 드라마다.
결과론적이지만 나의 아저씨로 인해 성숙한 어른의 표본이 된 것이 그에게는 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팬들이 그러겠지만 난 이선균의 지인도 아니고 사생활로 퇴출을 원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의 많은 연기를 보고 싶었다. 그냥 그걸 원했다.
 
더이상 그의 모습을 지난 작품에서 밖에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가수는 노래만 잘하고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 그랬으면 좋겠다.
물론 특정 노래나 영화 드라마가 너무 좋으면 그것 자체가 개인의 한 시절을 상징해 버리기 때문에
가수나 배우의 구설수가 발생하면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망치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또한 인생이다.
사생활에 문제있다고 연기잘하는 배우 안쓰지 않는다. 배우 이병헌이 언터쳐블인 이유는 그의 미친 연기력이다.
 

 
 
나의 아저씨 속 모습으로 배우 이선균을 추모해 본다. 

잘 가요 박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