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opinion

향린이의 향수 위시리스트

Twerd Klony 2023. 11. 29. 23:13

고인물 천지인 향수의 영역에선 그저 향린이 수준이지만

향수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보통 향수는 호불호가 거의 없는 패션브랜드들의 대중적인 향수로 시작해서

조금씩 니치향수의 길로 들어 서게 되는 게 일반적인 루트이고

나 역시 시작은 국민향수 불가리 블루였다.

이후 여러 제품을 거치다가 현재는 러쉬에 어느 정도 정착을 한 상태인데

향수 카페들을 기웃기웃하다 보니 써보고 싶은 제품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즉 잔고가 줄 예정이다.

 

요즘은 예전처럼 본인의 시그니처 향수를 정하고 평생을 한 향수만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기엔 향수시장의 트렌드도 워낙 빠르게 변하고 일단 쏟아져 나오는 향수가 너무 많다.

 

이렇게 합리화 하면서 잠시 다른 브랜드에 한 눈을 팔아 볼까 하면서

잊어 버리지 않도록 만드는 위시리스트.

 


1. 바이레도 블랑쉬 (BYREDO BLANCHE)

 

요즘은 거의 패션향수와 비슷한 선상으로 평가받는 조딥바의 당당한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바이레도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

하이엔드 브랜드임에도 가성비가 떨어지는 평가가 많고 블랑쉬는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멀리 했는데

면세점 바이레도 매장에서 블라인드로 시향해 봤는데 역시 블랑쉬가 짱이었다.

괜히 향덕들이 니치향수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도 결국 돌고 돌아 조딥바로 돌아가는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 시원한 비누향의 끝판왕. 잔향 역시 훌륭하다.

다음 출국 때 구매할 예정

 

2. 입생로랑 Y EDP (Yves Saint Laurent Y EDP)

외국 향수평가 사이트에서 평점 1위이고 길거리 테스트에도 압도적인 호드백을 받은 제품이라서 흥미가 생긴 제품.

쨍한 블루향이라는데 예전에 사용했던 불가리 블루의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

EDT는 있는데 EDP는 아직 들어오지 않은 듯 하여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구입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더욱 끌렸다.

향수에서 희귀성이 가지는 가치는 말할 필요가 없다. 괜히 니치향수가 고가인게 아니다.

다만 서구권에서 인기있는 향수들은 보통 목욕탕 스킨 계열들이 많아서 그게 살짝 우려가 되지만 써보긴 할 듯.

 

3. 러쉬 29하이 스트릿 (LUSH 29 High Street)

영국 러쉬 1호점에서만 판매하는 향수.

다른 무슨 말이 필요할까. 러쉬덕후로서 살 수 있다면 무조건 사야 하는 제품이다.

문제는 러쉬 1호점이 본머스 근처에 있기 때문에 런던에서 가려면 하루 죙일 움직여야 하는데

당연히 그 정도 시간을 투자할 만한 향은 아닐 것이다.

후기들도 그냥 러쉬 매장에서 나는 향들 전부 합친 느낌이라고 한다.

하지만 러쉬덕후라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마케팅의 일환일지라도 그냥 따라가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구입하기에는 쉽지 않을 거 같다. 

 

4. 4160 튜즈데이즈 (4160 Tuesdays London)

러쉬에서 14년 동안 근무했던 직원이 따로 나와서 만든 브랜드.

80세까지 산다면 총 4160번의 화요일을 맞이한다는 뜻에서 브랜드 이름이 4160 튜즈데이즈라고 하고

생긴 지 얼마 안된 브랜드 같은데 유명한 향수 평론가에게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파운드를 안바칠 이유가 없다.

특정 제품이 있는 건 아니고 여긴 런던을 간다면 꼭 공방을 방문하고 싶다.

일단 가서 뭐라고 하나 살 거임.

 

5. 시로 화이트티 (SHIRO White tea)

개인적으로 일본향수하우스들 특유의 재료에 충실한 향들을 좋아한다.

물론 너무 재료에 집중한 나머지 오렌지향수면 이게 향수인지 그냥 오렌지 농장인지 모를 정도이기 때문에

결국 다른 제품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제품들이 정말 많다.

그리고 많이 안섞어서 그런 지 몰라도 대체로 가격도 저렴함.

그런 와중에 웨스틴 호텔의 시그니처향인 화이트티 향수가 있다니!

쓰다보면 내가 호텔 방향제를 뿌린 건지 향수를 뿌린 건지 헷갈리겠지만

일본여행 가는 지인들에게 부탁해서 구입할 예정이다. 산 김에 금목서향까지.

당연히 EDP임에도 불구하고 발향력과 지속력은 기대하면 안된다.

 

6. 에이암 챕터65 (Aiam Chapter 65)

 

에이암은 몰랐던 브랜드인데 뭔가 외관이 바이레도를 빼다 박았다.

후기들이 많이 없어 감이 안잡히지만 챕터65가 가장 평이 좋다고 하니

지인통해 구입이 가능하다면 시로와 함께 꼭 모시고 와야 겠다.